조금은
과장되게
눈을 즐겨보고싶었다.
어쩌면,
올라왔다는 안도감에
뻗고싶었을수도 있고.. ㅎ
산과
구름과
그리고
내가 서로
맞닿아 있는 곳이였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는
사실,
고산병.
포터들이 늘 하는 얘기가,
너무 많이 생각하니까
문제가 되는거라고..
하루, 단 하루만 고생하면 되는거라고
분위기를 환기시켜주었지만,
밤부터 머리가 슬슬 아프기 시작해서
고산병 약을 조금 갉아먹었는데 ㅎ
그런데도
약이 독했던지
밤새 머리가 지끈거리고
(그래도, 포카라에서 아플때에 비하면
별것 아니였지만 ㅎ)
새벽 두시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토 한번 해주셨다.
토하면 완전 위험한 상태라고
당장 내려오라고들 했는데 ㅋㅋ
그냥 이불 둘둘 말아덮고
앉아서 잤다.
헬리콥터 한번 타보나 했는데,,
아직, 살아 있다.^^
그리고 나서 맞이한 아침.
사실,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식욕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같이 올라갔던 우린
ABC에서의 밥이 제일 맛있었다.
아침으로 뭘 먹을지까지
미리 다 정해놓았는데,,
살짝 아파주신 관계로
밥 생략하고
휘적휘적 내려왔다.
그 아침,
최고속도로 내려오는 와중에도
멈춰서서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든
그 산.
그 햇살.
우리가 나야풀까지 걸어 내려오는데
3일이 걸렸는데,
눈이 녹아 만들어진 이 계곡물은
몇일이나 걸릴까,
하루, 도 안 걸릴까?
그래도 꼬박 하루는 걸리지 않을까?
그리고,
엄마.
산속의 밤 중
꿈에 엄마가 나온 적이 있었다.
병원에 입원해 계셨고,
난 그곳으로 가는 길에
꽃집에 들러
가장 예쁘고 좋은 꽃을 고심하며 골라
들고 갔었다.
내려오자마자 전화를 했을때
아무 이상 없으셨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지만,
전화를 할 수 없는 산에선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그날 내내,
엄마에게 아무 일 없길
바라고 또 바라고,
길가에 누군가가 세워놓은 돌탑에
작은 돌 하나 얹으며
엄마의 건강을 기원했다.
여행의 시작엔
몰랐는데,
여행중
가장 보고 싶은 한 사람이다.
우리 엄마.
Have a nice journey.
네. 감사합니다. 곰돌이 님. ^_^
이제,
내일 아침이면
카투만두로 떠난다.
이젠 정말..
3일밤 남은 셈인가?
개둥아,
3일밤만 지나면
언니가 온대,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3일밤.
왠지,
한국에 가면
이 블로그에
여행 이야기를 굳이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아서,
밀린 빨래하듯
다 써버렸다.
사람들은,
집에 가기 싫다고 하고,
슬프다고도 하고,
표를 찢어버렸다고도 하는데,,
참
이상하게도,,
산에서의 마지막 밤엔
한 밤중에
산에서 내려간다는 생각에,,
집에 간다는 생각에
침낭속에서
뒹굴뒹굴 소리도 조금 질러보고
혼자 신나버렸다.
모르겠다.
돌아가면 또
어깨에 무거운 추를 메단듯
삶이 다시 무거워질테지만
또 다시.
여행에서 웃었듯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마구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때론 슬플 수도 있겠지만,,
그냥,
떠날 시간이 가까워진 지금의 느낌은,
솔직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여행같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그 속에서
어찌 지낼지,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냥 모든 것이
궁금하고..
재미있을것 같은 느낌.
정말.
그렇다.
have a nice jorney!!!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