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개's Blog
답이 없는 질문

마음을 넓게 쓰라고.

생각들 2009. 3. 12. 09:50 by 낙타개



난 누가 옆에서 막 화를 내고 있거나, 짜증을 내면
그게 나한테 하는 말이 아니어도,,
좀 싫다.
짜증나는 상황이 생긴다고
무조건 밖으로 분출해버리면 어쩌냐고.
감정의 기운같은건,
전염이 쉽게 되기 때문에
내 일 아니라고 무관심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게 가족이라면 더더욱.

화를 낸 사람도 잘못이지만.
화를 내게 만든 사람도 분명 잘못이 있고,
그렇지만
그걸 못참고 쉽게 화부터 내는 사람이
더 잘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화를 내게 만든 사람도
좀 신경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하면
왜 자기 행동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닌데
자기에게 뭐라고 하냐고 하며
화를 낸 사람에게 가서
자기 때문에 화나면 자기한테 이야기 하라고 또 화를 낸다.
그러면
처음 화를 냈던 사람은
자신은 그냥 혼자 화를내고, 짜증을 냈던 것인데
중간사람이 왜 예민하게 그러냐며 뭐라고 한다.
결국,
화를 낸 사람과
그 사람이 화가 날 빌미를 제공한 사람은
중간에 있는 사람에게 뭐라고 하며
둘 사이의 갈등이 사그라들고,
중간에 있는 사람은 벙찐다.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과
화를 낸 사람은
함께 있는 시간이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중간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은
자기의 모든 일상을 화를 내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그 중에는..
속상한 일, 외롭다고 느끼는 일, 기분이 우울한 일들도
꽤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늘 듣는 화를 내는 사람은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이
걱정이 되어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많은 면에서 노력을 한다.
그래서 중간 사람이랑 화를 내는 사람이 있을 때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중간 사람이 왜 그러냐고 따지면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을 이해하라고만 한다.
한번은,
이런 일이 계속되어 감정이 안좋아진
중간 사람이, 화를 내는 사람을 불러
저녁식사를 하며 허심탄회하게
그간의 느낌과 서운한 점을 이야기하였는데
화를 내는 사람의 머릿속엔
외식을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마음밖엔 없었다.
그래서 중간 사람의 허심탄회한 대화 시도에도
화를 내는 사람은 귀기울여 듣지 않고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 이야기만 했다.


여러번
이런 식의 과정이 반복되서
중간의 사람이 화를 낸 사람에게
섭섭한게 쌓여가고 뭐라도 이 상황을 이야기하려 치면
속좁고 예민한 사람이란 취급만 받게된다.



중간 사람은
중간사람 나름의 약한 부분이 있어서
화내는 사람이 오래 전부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되어 화를 내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렇게 받는다는 것 자체가 걱정되기도 하고
속이 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무관심하게, '화를 내고 있네?'라고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더 문제를 크게 생각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감정의 전염 부분에서 쿨 해지는게 쉽진 않겠지만.
가능한 니감정 내감정, 니 사건 내사건.. 이러면서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해야겠다.


그래도.
중간사람도,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가끔은 화내는 사람이 편을 들어주길 바란다.
너무 예민한거 아니야?
마음을 넓게 써! 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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