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름휴가 1 - 성주

낙타개 2012. 9. 12. 22:35











"응 그렇다고."


여름휴가는,

정말 나 혼자 가는거라고.

씨익 웃으며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서는데

엄마가 한마디 툭 던진다.


"넌 가끔씩 미친 행동을 할때가 있어!"

라고.


푸하하. 

엄마가 볼땐,

내가 친구없이 혼자 놀러다니는게

이상해보이나보다.

버스 타고 가다 맛난거 사먹으라고

2만원도 쥐어줘놓고선 ㅎ.



굳이 같이 안갈 이유도,

굳이 혼자 안갈 이유도 없이

그냥 가게되면 같이가고

아니면 혼자가는

그런 여행.

무엇보다 여행이 먼저니까. 

같이갈 사람이 없다고

나서지 않을 이유는 없지.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혼자 떠났던 여름 여행


좋아하는 영화

'안경'

에서 바닷가 마을로 휴가온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곤 멍하니

사색하고 '그냥' 있는 일인데,

이번

나의 휴가도

정말 3박 4일 대청마루에 앉아서

커튼처럼 결을 이루어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사납게 불어대는 바람을 바라보고

한껏 뒹굴거리고

그렇게 지내다 왔다.



혼자인 여행은,

이미 노는 와중에도,

이미 쉬는 와중에도,

괜찮아. 더 푹 놀아.

괜찮아. 더 푹 늘어져.

괜찮아. 좀더 앉아있자.

그렇게

느끼고 싶은걸

느끼고 싶을 때까지

시간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


"이제 그만 가자고 해야할까? 그래야 하나?"가 아닌.


나 하고싶은대로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