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그리고,
낙타개
2012. 9. 12. 23:48
우리 엄마.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보았던지,
요새는 매일 출근길에 현관문에 서서
도톰하고 짧은 팔을 들어올려
엉성하게 하트 모양을 만들어
나를 배웅한다.
몸은 30도 정도 기울여서!
귀엽게!
팔이 짧은 덕에
아무리 봐도 하트 모양이 나오진 않지만.
아침마다 웃게 만드는
마음의 하트.
고마운 마음.
엄마의 마음.
연세가 어느덧 예순 여섯인데도
어디든 노는 곳에는 빠지지 않고,
피곤해서 드러누워있다가도
나갈래?
하면 벌떡 일어나 옷부터 챙겨입고
함께 간 물놀이공원에선
20-30대 사이에 끼어서
물썰매며 통돌이 미끄럼틀을
재미지게 타던 엄마.
그런 엄마.
좋은 엄마.
내가 말띠라서
역마살 끼어
한시도 집에 붙어있지 않는다고
나와 함께 더 있고싶은 맘을
잔소리 속에 묻어 불평을 하곤 하지만,
몸이 부서져라 놀고도
또 놀러가자고 할 때
벌떡일어나는 엄마를 보면,,
아. 내가
엄마를 닮은거구나.
그랬구나..
싶다.
발가락만 닮은게 아니라.
ㅎㅎ